![[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4b822b933ebf1beef7aaf5d7306d4d42.png&w=3840&q=75)
[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소마미술관
전시 기간 2026.10.17 — 2027.02.1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시장 문프래그먼트 갤러리
전시 기간 2018.10.01 – 2018.10.20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 작가노트 내가 성격이 모나서 그런 것도 있고 낯을 가려 그런 것도 있다.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옳고 그른 것....... 입으로는 거짓을 말하고 있지만 표정에선 그렇지 않다. 30년, 40년을 연습했고 앞으로도 하겠지만 잘 안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날 이해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강요하고 싶진 않다. 그냥 다시 동굴로 들어가면 돼....... 내 처자식은 엄청 싫어하겠지만 그래도 애먼 데다 화풀이 하는 것보단 낫지. 그래서 혼자 있을 때 욕이 더 는다. 혹시라도 나의 공간에 누가 들어오면 그가 처음 보는 이가 되었든 매일 보는 처가 되었든 집중을 못하게 된다. 그래서 그 공간 안에 공간으로 들어가고 문을 닫는다. 이래서 뭘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혼자가 되는 시간이 적어서 그렇기도 하고 집중하는 데에 오래 걸려 그런 것이다. 하지만 집중만 된다면 나의 에너지는 그 누구보다도 강해진다. 사람들, 지나가는 개, 고양이 모두 내게 꼬리를 내린다. 물론 가끔 안 통하는 무서운 사람들도 있지만 난 나의 에너지, 기를 믿는다. 지하도를 지나다가 그 공간을 버티고 있는 커다란 기둥 아래서 열심히 기도하는 이를 발견하였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2~3일에 한 번씩 그 커다란 기둥 아래서 오만상을 하고 손바닥을 비벼대는 그녀의 모습에서 불안하지만 아주 강한 기를 느꼈다. 그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하여 그가 모시는 신께 사죄하는 것일 수도 있고 ‘나의 기도로 이 기둥을 쓰러뜨려 보겠다’는 허황된 욕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며칠 뒤 그녀의 모습은 정말 엉뚱하게 그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기둥 아래서 삶은 옥수수를 알알을 흘려가며 정말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표정으로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요 며칠과는 달리 그 행복한 표정은 오히려 내게 불안감을 더 증폭시켰다. 오늘 이후에 별일 없기를 빌어보며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 그녀를 스쳐 지나야만 했다. 에너지는 느껴졌지만 절대 내게 강요하진 않았다. 그렇지 않아 보였지만 그런 것이다....... 2018년 9월
형체를 끝까지 남김으로서 그 존재파악에 조금 더 도움을 주고자 친절한 그리기를 행하였다. 익숙한 형체에 대한 불만족은 점점 커갔고 이것이 화면에서 그대로 재현될 때 굉장히 조잡하게 느껴지거나 불편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때는 그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서일까....... 본인의 형체에 대한 집착은 작업에 쓰는 도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십여 년 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할 때는 락카스프레이를 주로 사용하였다. 평면 작품, 특히 판화에서는 잘 쓰지 않는 재료였고 알록달록한 색상과 빠른 건조시간은 내 작업 세계와도 잘 어울렸다. (비록 몸에 해롭고 공업용재료라는 인식이 강해 호불호가 강하다. 내 성격처럼......) 이후 작품 활동을 잠시 뒤로 하고 일에만 전념했다. 사업을 접고 다시 작품을 제작하면서 앞서 언급한 도구에 대해 고민했다. 한번 썼던 물건들을 그냥 쉽게 버린 적이 없다. 고장난 프린터기를 뜯어보니 꽤 괜찮은 부품들이 나왔다. 몇 개의 모터와 톱니들, 쇠막대들, 이상한 부품들, 쓰다 남은 못들, 쓰다 남은 볼펜들, 이제는 옛것이 되어버린 cd들, 아이들의 책상 다리, 10년 동안 모아 둔 동판부식침전물 등....... 그 안에서 각각의 기능이 있었던 부속들은 다시 재조합되고 전혀 새로운 기능으로 결과물을 생산하거나 그 밑그림이 되어 다시 판화라는 다소 클래식하면서 노동집약적인 이미지들로 재탄생된다. 작품제작에 사용되는 도구들은 새로운 재료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것들의 집합체이다. 도구는 내가 모든 것을 제어하여 작업을 하기 보다는 예상치 않은 이미지들과 제어하기 어려운 움직임들을 만들어낸다. 이런 식의 약간은 복잡하고, 어이없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은 예전 작업에서 보여주려 했던 형채(形彩)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강해지기 위해 더욱 많은 것을 치장하고 위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부조리처럼 본인이 생소하다고 느껴지는 이미지로 무장하여 나를 가두는 행위를 반복하였다. 그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이제는 좀 더 불친절한 구체적이지 않은 형상으로 화면에서나마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현재 본인이 쓰고 있는 도구들의 공통점은 multiple이다. 이는 도구의 표현 방식과 판화의 에디션 개념에 대한 공통된 의미이다. 또한 재활용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런 것들을 쓰레기로 보는 지인들의 잔소리에도 꿋꿋이 수집해 해체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예전의 형채(形彩)에 대한 불만이 조금은 가신 듯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형채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본인의 과욕이었다.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지거나 그려졌다는 것은 이미 나를 지배하던 감각에 의해 작업되어졌고 뻔한 결과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맘대로 움직이는 새로운 도구들은 이런 점들을 보완해 주었고 이것은 본인에게 설레임을 맛보게 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일련의 판화작품으로 구성 되었다. 그동안의 큰 공백을 이겨내고 작년 ‘매일판화’(더디퍼런스출판사)를 출간하며 다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판화 작업 외에도 설치 작업과 다양한 평면 작업을 발표해 왔던 본인은 현재 판화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장르에 비해 과정이 복잡하고 유난히 손이 많이 가는 판화는 당연히 대중들과 작가들 미술학도들에게 멀어져 갔고 에디션의 잘못된 이해로 인한 오리지널리티의 폄하와 가격의 부당함으로 갤러리나 전문 컬렉터들에게도 멀어져 가는 것이 국내판화시장의 현재이다. 주변 작가들조차 판화를 하는 본인에게 장르를 바꿔보라고 설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판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판화만이 갖고 있는 매력과 학술적· 사회적 가치, 언젠가는 좋은 세상이 올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 등 등 때문이다. 꿋꿋이 판화작품을 하는 국내 작가들과 판화를 사랑하는 대중들, 작가들, 판화방을 거쳐간 수많은 작가들과 선후배들과 은사님과 이 전시를 함께하고 싶다. 전시공간을 지원해 준 김아롱·Tyler Ferreira 관장님, 협찬사 잉크 제조업체 SIC(라파엘로), 마판제조업체 ‘담다’ 대표님과 직원분들에게 감사하며 ‘밥잘해주는 착한누나’ 부인 김진은과 제이 태이, 부모님과 장인장모님, 형, 동생, 가족들...... 김종환을 잊지 않은 많은 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김종환)
작가의 아우라 · Lithography · 100x70cm · 2018
두상연구-아내의 초상 · Lithography · 100x70cm · 2018
두상연구-거인의 초상 · Lithography · 100x70cm ·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