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4b822b933ebf1beef7aaf5d7306d4d42.png&w=3840&q=75)
[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소마미술관
전시 기간 2026.10.17 — 2027.02.1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시장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전시 기간 2021.12.23 – 2022.03.12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독산회화 Doksan Painting》 -기획: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디렉터: 주시영 -큐레이터: 이상미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정지은 -주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후원: ㈜영일프레시젼 -사진: 송호철 -그래픽디자인: 어떤디자인 스튜디오
독산회화
지금까지 작업이라는 것을 해오면서 종종 내 작업이라는 게 미지의 것들과 내 자신이 벌이는 내기 같기도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런 행위들, 가령 길에서 누구에게 구걸하듯이 무엇인가를 부탁한다든가 하는 것도 작업이 될 수 있을까, 길에서 주운 것들이거나 남들에게 부탁해서 그리거나 만든 것들도 작품이나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들이다. 사실 지금껏 해왔던 나의 거의 대부분의 작업들이 그랬던 거 같다. 어떤 미학적 확신이 미술사의 계보 적인 기준에 딱 들어맞는 계획이라기보다는 순간순간 충동에 강하게 이끌려 해왔다. 그러니 나의 작품과 작업들을 조금만 살펴본다면 그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버려지거나 방치된 폐기물들을 지나치며 나는 그것의 쓸모가 진정 끝장이 난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에 감정이 이입이 되어 어디에선 가는 아직 그것이 쓸모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길에서 폐기물들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주변에서는 꼭 한 소리씩 나오기 마련이다. 다 이유가 있어 버린 것이라는 말이다. 나 역시 버려진 물건들은 쉽게 예상되는 이유로 작동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작동이 되지 않을까 궁금해하다가 보니 그 호기심은 갈수록 더욱 커져만 갔다.
금천구 독산동, 한때는 일일 세 번 교대로 공장의 등이 꺼질 새가 없어 공단이라 불리던 동네. 그 공장에서 만들어진 메리야스와 기성복들로 전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입혀 주었으며 그래서 이 나라 수출 경제의 큰 축이 되었던 동네. 컬러 텔레비젼 브라운관 너머로 경찰과 충돌하는 노사분규의 현장으로 매일 매일 비춰지던 동네. 그리고 해마다 4월이면 뚝방길을 따라 벚꽃이 끝도 없이 흐트러지는 동네.
이것은 2019년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의 작가로 일 년간 이 동네로 출퇴근을 하며 생활했던 내게 떠올려진 심상들이었다. 점심시간이면 금천예술공장의 휴게실로 원두커피 마시러 오시는 몇 남지 않은 방직공장 아주머님들은 이 동네의 증인들이었다. 명맥을 잇고 있는 기성복 공장의 미싱은 아직 끊이지 않고 돌아가고 철길 건너 높은 건물의 칸 칸에는 지난날 삼 교대의 공장이 밝혔던 불빛처럼 디지털 기술의 공장들이 밤을 훤히 밝히고 있다.
이번 예술의 시간에서 갖는 나의 <독산회화>는 이곳 독산동을 중심으로 함께했던 사람들에 관해 사유한 작업과 전시이다. 모여서 함께 일을 하다가 흩어진 지금, 우리의 눈가에 보이지 않는 무명의 그들을 기억하려고 한다. 버려진 폐 LED 전등에 다시 전기를 넣어 전시장 불을 밝히려 했다. 이 동네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름들을 다시금 떠올려 보려 했다. 그 존재를 그 무엇보다 밝게 비춰 보이려 했다.
전등을 파는 가게에 들어가 폐전등을 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전등 가게에서는 공장에서 가져온 새 전등만을 파는 곳이기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로부터, 그들의 공간으로부터 가져온 폐전등을 취급하지 않기에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버린 것이니 당연히 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 생각이 바로 내게는 조형의 재료이다.
2021년 12월 최선
(출처 = 예술의시간)
독산회화(4월의 벚꽃) · 버려진 폐 LED 수집 후 벽면에 설치 · 가변설치 · 2021 (이미지 제공 =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독산회화(4월의 벚꽃) detail · 버려진 폐 LED 수집 후 벽면에 설치 · 가변설치 · 2021 (이미지 제공 =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Flower 2021 · 단채널 비디오, 컬러 · 03분18초 · 2021 (이미지 제공 =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Flower 2021 · 단채널 비디오, 컬러 · 03분18초 · 2021 (이미지 제공 = 아트센터 예술의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