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4b822b933ebf1beef7aaf5d7306d4d42.png&w=3840&q=75)
[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소마미술관
전시 기간 2026.10.17 — 2027.02.1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시장 탈롱 드 청담
전시 기간 2022.08.26 – 2022.10.16
회화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압통점Tender Points에 관하여_
기보경 작가는 이전까지의 전시에서 몸과 피부, 감각을 기민하게 이야기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탈롱에서의 세 번째 개인전 ⟪Tender Points⟫에서는 피부 감각으로부터 느껴지는 통증에서 비롯한, 인간이 가진 유약한 지점을 주제로 파고들고자 했다. 전시 타이틀인 Tender Points는 이 유약한 지점에 대한 직역이자, 압통점(신체의 어떤 곳을 눌렀을 때 통증을 유발하는 지점)이라고도 불리는 실제로 존재하는 의학용어인 tender points와 연결된다.
우리 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압통점은 근육이나 피부조직에 생기는 국소적인 통증으로, 일정한 압력을 가한 촉진을 통해 통증을 일으키는 부분을 발견하여 진단한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이 지점을 은근한 힘으로 꾸준하게 눌러가며 유달리 아프고 약했던 지점을 찾아내고, 고통을 이겨내고 점차 성장으로 승화시킨다. 누구에게나 있지만 쉽게 꺼내 보이지 않는 약한 부분과 기민한 감각을 기꺼이 내보인 그의 작품에서는 한편으로 초연한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유약한 지점을 드러내 오히려 단단해질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는 수행의 과정으로 볼 수 있는 작가의 작업은 ‘마음을 가다듬는 수행 과정’인 시간이 모여 점차적으로 생장할 수 있는 힘이 응축되는 과정으로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유약한 지점’을 더듬어보기를 제안한다. 이처럼 통증을 찾아내 충분히 느끼고 마주하는 것은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자 하는 작가의 교두보가 아닐까.
글_이윤서
작가노트 Statement
작품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개인으로서 겪은 병리적 경험에서 기인한다. 나의 몸에 몇 년간 기생하는 피부 병변의 형태와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 그와 연결된 정서 등이 작품의 주제가 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작품들을 크게 아우르는 전제는 소재인 피부와 매체인 종이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종이의 물성은 피부의 특성과 유사하다. 종이는 주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하기 쉬운 바탕이다. 때문에 나는 종이의 예민한 물성이 다치기 쉬운 외피로서의 피부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이 동일시는 피부에 대한 또 하나의 은유로서 인간의 유약한 지점을 떠오르게 했다.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은 종이를 손끝으로 더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이후는 다양한 경도의 연필로 손끝을 대신해 더듬듯이 드로잉 한다. 연필은 손의 물리적인 힘을 직접적으로 종이에 전달한다. 연필의 힘을 받은 종이는 무른 심에 부드럽게 눌리거나 단단한 심에 할퀴어진다. 나는 이것을 ‘상처내기’라고 표현한다. 피부의 거스러미가 일어나듯 한 번 상처 난 종이 표면은 껍질이 벗겨지듯 더 쉽게 긁혀 떨어져 나가고, 무른 심에 짓눌린 표면은 주변에 비해 유난히 얇아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작품은 완성에 가까워진다. 의도적인 ‘상처내기’는 작품의 완성에 이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인간이 가진 유약한 지점은 마치 상처 난 종이의 표면과 같다. 그것이 몸의 연한 살이든, 부서지기 쉬운 내면이든. 통증이 일어도 더듬어 찾아야만 한다. 나는 작업을 통해 유난히 아프게 눌리는 그 부드러운 지점을 찾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제공 = 탈롱 드 청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