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4b822b933ebf1beef7aaf5d7306d4d42.png&w=3840&q=75)
[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소마미술관
전시 기간 2026.10.17 — 2027.02.1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시장 예술공간+의식주
전시 기간 2022.12.13 – 2022.12.29
기획전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보이지 않는 것’은 시각예술에서 많이 논의된 주제다. 바라보는 세계 너머, 혹은,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시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전시에서 두 명의 작가는 각각 보이지 않았던 경로를 드러내거나 한정된 드러내기를 통해 비워짐에 대해 서사 한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처 닿지 못한 곳에 대한 소고와 내일과 어제에 대한 동경으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낸다.
# 보이지 않는 경로 _ 민지훈 경험하지 못했던 이면을 들춰내는 것은 사라짐을 향해 달리는 중력의 시공간에서 쉬이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작가 민지훈은 ‘택배상자 되어보기’를 자처한다. 치밀하게 짜인 유통의 과정을 소상히 담아낼 수 있는 몇 가지 장치들을 통해 관객에게 택배상자의 시점과 경로에 대한 간접 체험을 제안한다. 누군가의 익숙한 발걸음 소리, ‘툭’하고 내려놓는 소리, 초인종 소리, 일정한 패턴의 이 세 가지 소리는 택배상자가 도착했다는 신호다. 매우 익숙한 이 패턴은 작가가 보여주는 작업에서 각각 영상과 움직이는 오브제로 해체된다. 전시 공간에서 관객은 편리함 뒤에 숨겨진 방대한 여정을 체험하게 된다. 보내는 이의 손에서 출발해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 까마득한 어둠과 불안한 소리로 가득 찬 화물칸을 거쳐 받는 이에게 도달하는 여정이다. 이로써 택배 상자 하나를 받기 위해 수반되는 방대한 양의 물질과 시간, 익숙함으로 가려진 유체와 같은 시스템이 극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감각 일깨우기’를 넘어 ‘지금’이라는 현상적 시간에 ‘여기’라는 환상적 공간을 부여해 두루 보이는 보편성을 전복한다. 보이지 않는 시스템, 빈틈없이 맞물려 있는 매뉴얼, 어쩌면 이 거대한 유기체는 게으른 발로 인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듯하다.
# 남겨진 조각 _ 김다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실로 많은 이미지와 장면들이 만들어지고 보관되고 있다.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몇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인류의 첫 번째 사진과는 다르게 오늘의 한 장면은 매우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이미지 기록은 익숙함에 범주로 들어와 외면되고 버려지는 이미지들도 만들어낸다. 쉽게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오늘에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 장면의 범주를 벗어난 것은 담을 수 없다는 것, 온도와 습도 환경적인 요소는 극히 일부만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사진은 포커스와 프레임으로 사건과 사고의 일부분만을 담아낸다. 아날로그 사진을 다루는 김다혜 작가는 자신의 기억 한구석에 모아둔 이미지들을 꺼내어 전시 공간 곳곳에 놓아두고, 불투명한 봉투에 담아 속이 쉽게 보이지 않도록 했다. 마치 안개나 얼음이 봉인하고 있는 아득한 풍경처럼 느껴진다. 전시가 마무리 되는 날 작가의 기억 한 구석에 잠시 놓아둔 이 장면들은 관객이 적은 주소로 흩뿌려진다. 뚜렷한 장면은 관객과의 연결을 통해서 그 온전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그는 쉬이 잡히지 않았던 기억의 조각을 모아 ‘불특정한 당신’을 향해 전달한다. 지나간 시간, 스스로에게 새긴 삶의 소중한 시공간은 누군가에게 발송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장면으로 전환된다. 이 한 조각의 기억은 이번 전시를 통해 또 다른 한 조각의 명료한 장면으로 남게 된다.
김다혜와 민지훈은 각각 기억과 이미지, 편리와 과잉 사이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이번 전시를 풀어냈다. 두 작가는 조금의 차이로 드러나는 이면의 공간과 시간에 대해 나열하고 구성하면서 엔트로피의 확장을 유도한다. 편리함 속에 가려진 거대한 세계를 들춰내거나 저장된 시간의 조각을 끄집어내 남겨지거나 사라지는 기억과 이미지의 관계를 가려내게 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상자의 여정이 체험되고 우편으로 배달된 편지 봉투가 전달될 때 이 전시는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두 작가가 만들어낸 하나의 발신지가 불특정 다수의 명확한 수신처에 도달하고 이로 하여금 새로운 가능성의 여정이 시작되길 바래본다.
기획 : 박소호 디자인 : 왕은아
(출처 = 예술공간+의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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