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4b822b933ebf1beef7aaf5d7306d4d42.png&w=3840&q=75)
[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소마미술관
전시 기간 2026.10.17 — 2027.02.1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시장 최정아갤러리
전시 기간 2023.06.21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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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비닐봉지의 용어부터 정리하자면 영어로 plastic bag라고 한다. 우선 비닐, Vinyl(발음은 ‘바이널’이다)은 비닐 수지(polyvinyl)를 가리키는 화학용어로서 비닐은 영미권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바로 영어 plastic이 비닐 수지를 비롯하여 합성수지로 만든 것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우리는 비닐봉지라는 단어에 익숙하지만, 정확한 용어는 Plastic bag이다. 비닐봉지는 사용에는 편리하지만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데는 최소 20년에서 수 백 년이 걸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우리 주변을 아니, 지구 전체를 뒤덮고 있다. ‘플라스틱’은 가장 편리한 문명의 이기(利器)였지만, 인간의 이기(利己)로 탄생된 ‘플라스틱’은 도리어 인간을 역습한다.
최근 작업들에서 예전 작업들과 비교되는 가장 큰 특징은 주를 이루던 인체의 형상이 사라지고 오브제 적 상징성만으로 전시장에 펼쳐 놓는다. 작업의 출발은 어떻게 하면 비닐이라는 재질을 내가 원하는 대로 용이하게 다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비닐봉지를 이용한 예전 작업에서는 재질의 특성상 재료적인 표현의 한계와 보존의 한계로 인해 설치작업으로만 제시되었다. 썩지 않는 재료가 보존에 한계가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데 비닐을 굳히고 영구히 고정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종류의 미디엄을 실험하였다. 레진에폭시라는 재료에 대한 이해와 실험은 비닐봉지가 갖는 기본 형태부터 시작하여 비닐봉지의 변형된 이미지 표현, 드로잉적 성격을 띤 표현방법으로 진행된다. 여기에서는 오브제를 이용한 작업에서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콜라주의 느낌을 최소화 하고자 하였다. 비닐봉지라는 오브제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감쇄시키고 보편적인 페인팅 재료로서의 표현방식으로 보여지길 유도하였다. 이것은 관객이 처음 작업을 대할 때 기존에 보아왔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인간들이 쉽게 쓰고 배설한 한낮 비닐봉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도한 접근이다.
비닐봉지는 인간이 이용, 소비되는 전유물인 동시에 비닐봉지의 속성인 포장하는 껍데기라는 이미지, 그리고 썩지 않고 쉽게 쓰고 버려지는 일회성을 띤 소모품이다. 자연과 상반되는, 자연에 동화되지 않는 과학 문명의 단편들인 동시에 물화되고, 부품화 된 현대인의 위기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오브제인 것이다. 이것은 예술작품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인간의 품으로 돌아온다. 기계화된 문명, 과학주의 세계관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과 불안, 그 편의에 의해 삶의 가치를 잃어버린 인간, 전쟁과 테러 등 산업문명이 배출해 낸 각종 위험과 자연의 재앙에 노출된 인간에게서 휴머니즘의 갈망과 인간의 실존적 자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작가 제공)
Great Legacy · Plastic bag, Epoxy resin on canvas · 90.9x65.1cm · 2023 · Great Legacy · Epoxy resin on canvas · 추종완 · Choo jongwan · (이미지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