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uture Museology 퓨쳐뮤지올로지
부산시립미술관
전시 기간 2026.09.17 — 2027.03.14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전시장 제이 무브먼트 갤러리
전시 기간 2024.08.22 – 2024.10.19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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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시청각의 세계
코를 통해 공기 중의 화학 분자를 감지하는 것, 후각은 생명이 가장 빨리 진화시킨 감각이며, 매체로 확장하기 힘든 원초적인 감각이다.[1]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이 『미디어의 이해 Understanding Media』(1964)에서 매체(media)를 인간 신체의 확장(extension of man)이라고 했을 때, 그가 논하는 신체의 감각은 주로 시각과 청각에 대한 것이었다. 인쇄 매체의 발전 이후 인간의 감각 중에서 시각에 대한 비중은 고도로 높아졌고, 음성 저장 기술매체의 발전으로 청각에 대한 비중도 증가했다.[2]
그러나 매클루언은 일부 지면을 할애해, 동양 문화권에서는 ‘향’을 태움으로써 시간을 측정했음을 언급한다.[3] 여기서 그는 후각이 인간 감각 중 가장 미묘하고 섬세할뿐더러, 전체 감각을 오롯이 포괄하는 감각임을 말하는데, 따라서 인쇄매체를 위시한 시각문화 사회에서는 후각을 제거하고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4] 시셀 톨라스(Sissel Tolaas)나 아니카 이(Anicka Yi)의 작업 전반에서 볼 수 있듯이, 오늘날 우리가 여러 방법을 동원해 자연스러운 냄새(후각적 요소)들을 철저히 지우고자 노력하는 것에는 이같이 지배적인 시각문화가 가진 모종의 권력관계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클루언은 모든 것이 시각으로 환원된 지금의 세상에서, 발전하는 새로운 매체기술을 통해 우리가 본디 갖고 있던 오감(五感)의 균형을 다시 찾아나갈 수 있다고 바라봤지만, 아직까지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화학분자들을 디지털화하여, 어느 장소에서든 알맞은 농도로 합성하고 재현하는 보편적 후각매체의 개발은 오늘날의 기술로도 쉽지 않은 문제이다.[5] 이처럼 매체로 옮기기 힘들다는 것은, 우리가 느끼는 감각들을 신체의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품을 파고드는 반려동물의 온기, 연인의 친근한 살결 냄새, 할머니가 끓여줬던 찌개의 맛처럼 촉각과 후각, 미각의 감각은, 시각과 청각에 비해 보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에 깊게 닿아 있다.[6]
“모든 존재하는 것에는 냄새가 난다.”[7]
이번 개인전 《맡나서 반가워요 Nice to Sniff you》의 곽혜은 작가는 시각예술에 ‘후각’을 지속적으로 접목시켜, 본인의 작업을 후각예술(Olfactory Art)의 범주로 묶어왔다.[8] <공간자화>(2024), <혜은의 손>(2024), <다시 맡나서 반가워요>(2024), <손 냄새 맡는 방법>(2024), <체취 비누>(2024)같은 작업에서, 설치된 시각적 결과물, 영상과 퍼포먼스의 연속적인 신체의 움직임(몸짓), 청각적인 효과, 체취는 서로 뒤섞여 배치되며 혼종적(hybrid)인 감각의 몽타주를 구성한다. 작가는 우리가 애써 통제하고 제거하려는 ‘자연스러운’ 냄새(체취)를 외려 밀도 있게 복제하고 재생산하여, 그 냄새를 통해 촉발되는 경험에 집중한다. 그에게 체취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언어화될 수 없는’ 이야기를 증언하는 수단처럼 보인다.[9] 작가의 말처럼, 존재한다는 것은 냄새를 가진다는 의미이며, 인간의 체취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신체적 증거이자 기억 그 자체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시청각적 이미지만으로 ‘재현’될 수 없다. 따라서 지금의 매체 환경에서의 재현이란,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자극만으로 한껏 꾸며진, 불완전한 <트루먼쇼>의 세트장과도 같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이 <죽음과 재난 Death and Disaster>의 연작을 통해 드러냈던 것처럼, 오늘날 쉴 새 없이 반복되고 복제되는 시청각적 이미지의 바다는, 우리로 하여금 특정 이미지들에 지나치게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그 이미지가 가진 진정한 의미들을 정체시키고 희석시킨다.[10]
(출처 = 제이 무브먼트 갤러리)
전시전경 · Exhibition view · (출처 = 제이 무브먼트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