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4b822b933ebf1beef7aaf5d7306d4d42.png&w=3840&q=75)
[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소마미술관
전시 기간 2026.10.17 — 2027.02.1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시장 그레데가가갤러리
전시 기간 2024.11.05 – 2024.11.20
기획전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2017년,
고래뱃속이라 칭한 작업실에서
바람을 이용한 카오스모스 기법이라는 걸 궁리했다
물감을 희석시켜서 두껍게 붓고 선풍기 바람을 이용해
건조시키면 물감이 갈라지면서 결을 만들어 낸다
나는 그것을 ‘바람이 전하는 말’이라 부른다
그날도 토러스라 부르는 도덧모양을 만들고 물감을 붓고
선풍기를 이용해 바람을 묻히고 있었다.
이런 작업과정은 그 다음날의 기대감을 준다.
어떤 형태로 건조가 되었는지 바람이 전하는 말을 대면하게 되는데
생각지도 못한 기쁨과 실망이 늘 교차한다
이날은 실망이었다.
수평이 맞지 않아서인지..도너스에 시럽을 흘린것 마냥
동그란 원뿔이 녹아버렸다
망쳤다고 생각하며
그림을 세워보았다.
그리고 음악을 틀었다.
가끔 작업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같은 음악을 계속 틀어놓는 경우가 있다
음악의 정서가 그림속에 스며들기를 바랬던 것인데
이 작업이 그랬다.
‘미사 크리올라’ (Misa Criolla)
이 음악이 계속 반복이 되는 가운데
저 흘러내려 망쳐버린 토러스는
예수의 면류관으로 변하고 있었고
고난과 핍박의 가시 면류관이
자비로 녹아내리는 듯이 보였다
이런것이 종교적인 체험인지는 모르겠으나
보너스처럼 기대없이 찾아오는 경이로움
나의 작업방식은 치열한 내 의지의 관철이 아닌
세상의 풍경처럼 내게 펼쳐지는 것임을
믿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날 이후
반복 작업은 계속 되었다.
피빛을 묻히고, 알콜을 뿌리고
피빛을 묻히고, 다시 알콜을 묻히고
가장 많은 시간
나의 호흡과 흔적을 담아 낸 작업이었다
"소년이 온다"
2023년 기억의 정원이라는 전시를 준비중에 있었고
당시 나의 작업은 경계의 모습에 대해 열중했다
장자가 나비가 되는 경계, 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경계
말하자면, ‘어느 새’라는 그 ‘새’를 그리고 싶었다
그런 생각으로 몇해전 밑작업을 해놓았던 그림을 꺼내와서
순간 순간 스치는 형상을 표현을 해보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고
낡은 배 한척이 떠올라 배를 그렸고
그 속에 소년이 보여 소년을 그렸고,
꽃이 흐드러지게 핀 들판이 떠올라 그 들판을 그렸다
밝은 기운이 팽창하는 듯한 그림이 될거라 믿고 작업을 해나가는데
자꾸 그림이 어두워져 갔다
새파란 초록이 탁해져 갔고,
내 의도와 다르게 너무 먼 느낌으로 어두워져간다
망쳤다고 생각했고,
그날 이후 더 이상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 입에서 자꾸 한 문장이 새어 나왔다
어느 순간, 뜻하지 않은 뜻이 내게 펼쳐졌고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훅 들어왔다
비로소, 나는 이 그림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아…너가 동호구나
그래…동호 맞네.
죽음이후 막 깨어난 동호
내가 이해한 한강의 소설은 질문이었다.
왜 인간의 양심은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건가.
내 삶보다 양심이 무거웠던 사람들의이야기
양심이 무어라고, 목숨을 걸 만큼 부끄러웠을까?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이데올로기나 사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몇 문장으로 결코 고정 시킬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총 6장으로 구성이 되었고
각 장마다 6명의 시점으로 광주의 그날을 이야기한다.
나의 작업은 동호의 죽음이후
하늘의 시점으로 소년 동호를 맞이하고 싶었다
(출처 = 그레데가가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