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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현 : 번쩍 저승

종료

전시 기간 2021.04.13 – 2021.05.16

회화
백지현 : 번쩍 저승 포스터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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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시간
18:00-22:00
관람료
입장료 : 3,000원 *Bar 이용시 관람 무료
주소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673-5 · 4층

전시 소개

자동차를 타고 강원도를 여행하는 중이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한 음절로 나눠져 경고하는 표지판이 있었다. ‘번’, ‘쩍’ , ‘저’ , ‘승’ . 나는 어찌 저런 긴박하고 뇌리에 박히는 경고 단어를 만들어 냈나 감탄하며 동승자와 함께 깔깔 웃고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마 그게 복선이었던 걸까. 며칠 뒤에 차 사고로 옛 친구가 죽었다. 충격에 허우적대며 매듭 짓지 못한 미련들을 붙잡고 한동안 슬퍼했다. 그러다 문득 ‘나는 왜 죽지 않는 사람처럼 먼저 맞이한 것뿐인 타인의 죽음에 억울해하는가?’라는 물음이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세상에 나고 자란 사람은 모두가 늙고 병들어 죽는다'라는 사실을 잊고 지냈던 것 같다. 결국 나도 죽고 말 거면서 왜 나는 영원을 사는 사람처럼 타인의 죽음에 슬퍼하는 걸까. 아마 난 타인의 죽음에 투영되어 보이는 내 죽음이 두려운가 보다. 그래서 죽음 이후의 삶이 그리도 궁금한가 보다. 이런 그림들을 그리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집착하는 이유였더라. . 오래전에 살던 사람들은 나와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두려움으로 장례의식을 만들어냈다. 거대한 피라미드 안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육체를 빠져나온 영혼이 저승까지 가는 과정과 동행하며 영혼을 보호해 줄 선한 영물을 그려준다. 송장에 노잣돈도 함께 넣어준다.

또 다른 복선인 걸까. 관짝 모양의 전시공간이 와주었다!

이 그림들을 통해 모두가 가는 죽음의 길에 복을 비는 제사를 지어본다. 마치 피라미드 안에 그려져있는 벽화들처럼.

훗날 내 피라미드(관짝)의 벽화는 내가 그린 그림들로 가득 차있길 바라면서. 또 그림들 속 주인공들과 함께 저승에 다다르길 바라면서.

죽음을 맞이할 모든 사람들에게 슬픔 없는 축복이 깃들기를, Peace-,

(출처 = 스테이아웃사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