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4b822b933ebf1beef7aaf5d7306d4d42.png&w=3840&q=75)
[소마미술관] 기념에서 풍경으로
소마미술관
전시 기간 2026.10.17 — 2027.02.14 · 서울특별시 송파구
전시장 식물관PH
전시 기간 2021.07.21 – 2021.08.29
기획전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식물관 PH의 기획 전시는 전시(展示) 형태 -보여주고 구현되는 방식-의 본질적인 접근을 통해 이미지와 경험의 확장성을 생각합니다 - 열일곱 번째 전시 'THE BIRDS_새’는 페이퍼 아티스트 이재혁의 ‘새와 사람 /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 관계 / 상상’에 관한 전시입니다. - 새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머리 위로 새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고, 몇 십 아니 몇 백, 몇 천 번의 날갯짓으로 하늘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그것을 난 그저 가만히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멸종된 새를 제외한 지구상에 현생 하는 1만 종류가 넘는 수많은 새들 중 나와 같은 색깔의 렌즈를 낀 존재는 없다 생각했다.
새들은 거의 360도에 달하는 시야각을 가지며 인간이 볼 수 있는 색의 범위보다 넓은 영역의 색을 인지한다. 보다 선명하게 세상을 보며 자외선과 자기장까지 볼 수 있는 그 들의 시선에서 보는 세상은 과연 어떠한 실루엣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막연히 새와 인간의 시선에는 고도 차이만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지극히 편협한 생각이었다. 나침반에서 N 극과 S 극만 존재하지 않듯, 새는 어느 땐 우리의 좌우에서 평행한 관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인간은 그 사소한 배려와 다가옴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오히려 새장이라는 지독한 틀에 그들을 가두어 버렸다. 자유를 잃은 새의 눈동자에 비친 여러 선들이 모여 더 큰 새장을 만들었고, 그 틀 안에 반대로 우리를 가두었다. 우리는 자신과 남에 대해 어느 정도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살아가는가. 공간과 주체를 막론하고 반대로 본 세상은 오히려 끝없이 잔잔한 수평선과 닮아있었다.
새장을 이루는 직선처럼 간혹 우선적으로 일방적인 잣대를 들이민 뒤 그 기준에 부합하는 명제를 만드는 인간들이 있다. 자기만의 관점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항상 빛을 흡수 또는 반사시켜 사물을 바라보지만 그 사물들을 바라보는 간격에는 적절한 흡수와 반사가 지켜지지 않곤 한다. 더 나아가 “나”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또 다른 3인칭의 시점에서 우린 고스란히 내려다보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질 수 없고, 필요로 하지 않았던 그 관점을 새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니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지 못해 힘들 때에도 새는 그저 하늘 어딘가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며 내려다볼 뿐이다. 어쩌면 더 좋은 시력으로 무채색 어딘가 우리들의 내면까지도 꿰뚫어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새와 인간은 측정할 수 없는 두께의 벽을 지녔지만 벽의 색은 한없이 투명하다. 새의 시점에선 보이지 않아 부딪혀 추락했던 그 투명한 벽은 어쩌면 단지 투명해 보이고 싶은 인간들의 거짓스럽게 투영된 시선은 아닐까. 다른 존재에 대한 일방적인 관점을 지우고, 고집스러운 파편들을 다시금 곱씹어 본다. 각자의 시선과 시선이 겹쳐져 조금은 둥그런 새장을 만들고, 그 안과 밖을 경계 없이 날아다니는 알록달록한 색의 존재들이 되었으면 한다. 글_ WONJUN [식물관PH]
(출처=식물관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