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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오래된 집

장은의, 오샛별 : 스틸 레벤

종료

전시 기간 2022.08.25 – 2022.09.08

기획전
장은의, 오샛별 : 스틸 레벤 포스터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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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시간
10:00 - 18:00
휴관일
일요일
관람료
정보 확인 필요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동 6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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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Still Leben – 고요하고도 활기찬 삶의 정물

윤수정 큐레이터

독일어 ‘Stilleben’은 영어로 쓰자면 ‘Still life’, 회화의 한 장르인 정물화를 뜻하는 단어다. 단어의 영어식 표현처럼 스틸레벤(Stilleben)도 정지된, 고요한을 의미하는 Still과 삶, 활력, 생명을 뜻하는 Leben이 연결된 구조를 갖는다. 이 스틸-레벤에 대한 글을 시작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써야할까 가만히 생각하다 몇 년째 사용하는 내 앞의 나무 책상 위를 보게 되었다. 책상 위에는 물건이 많다. 그 중에서도 책과 잡동사니들이 많다. 책들은 부피도 크고 아무래도 겉으로 보이도록 진열해서 더 많아 보이는 지 모르겠고, 잡동사니로는 작은 피규어와 문구류, 아기자기한 소품, 액자, 엽서 등이 있다. 이것들 중에는 어디서 직접 구해온 것도 있고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은 것 혹은 공짜로 받은 사은품도 있다. 이 책상 위 물건들은 큰 쓸모는 없지만 버릴 수 없고, 나에게 이런저런 연상과 기억을 불러 일으켜서 마치 내 일상과 취향을 함축하는 어떤 그림과도 같다.

이번 2인전에 참여하는 장은의 작가와 오샛별 작가는 약 20년전 함부르크 예술대학에서 만났다. 같이 순수미술을 공부한 사이였고 그때 서로 처음 가볍게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당시 장은의 작가는 오랜 기간 독일에서 거주하지만 올바른 한국어를 사용하려 애쓰는 오샛별 작가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이가 갖고 있는 모국어를 잃지 않으려는 성실함과 배려가 매력적이었다고 말이다.

장은의 작가는 푸른색의 배경에 접시,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진 과일들을 그린다. 작가가 그리는 그림은 전형적인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이를 하나의 초상화이자 추상화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 속 접시들과 과일은 모두 작가의 기억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주변의 인물들과 나누었던 시간을 바탕으로 접시와 과일을 그린다. 어느 그림 속 접시는 독일의 레지던시에 있던 것이기도 하고, 어떤 사과는 작가의 주변인에게 선물 받은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 당시의 이야기와 정서를 떠올리며 캔버스 위에 접시와 과일을 배치하고 그린다. 그러니까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과일과 접시는 작가에게는 개별의 인상이고, 특정할 수 없는 추상적인 장면인 것이다.

오샛별 작가는 베를린에 살고 유럽 지역에서 활동하며 빛조형물을 만든다. 긴 겨울을 보내야하는 유럽에서 조명은 그 자체만으로 집 안에 적당한 온도와 빛을 주어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중요한 실내 가구다. 작가는 독일에 살며 마음에 드는 적당한 조명을 찾지 못해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랜 기간동안 독일에 머물렀음에도 거의 오차 없이 한국말을 구사하는 작가의 모습처럼 유럽의 지역적 특성에 의해 만들기 시작한 조명에서도 작가 자신의 기원에 대한 태도가 드러난다. 작가는 조명의 주요한 재료로 한국의 전통적인 한지를 선택한다. 그리고 구조물 등을 통해 조명의 형태를 이루면 그 위에 주름종이를 풀로 붙여 나가면서 작품을 완성한다.

이처럼 두 작가는 집중하고 있는 예술의 장르도 다르고 골몰하는 주제도 다르다. 그에 따라 작품이 지닌 성향도 다르고 형태도 다르다. 그럼에도 이번 전시가 마련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작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나날의 삶을 고요히 살피며, 삶의 정서와 이야기들을 작품에 담기 때문일 것이다. 장은의 작가는 작가를 둘러싼 인물들과 그 관계의 기억들을 그려내고, 오샛별 작가는 살아온 환경과 자신의 내면을 두루 살피며 공예를 이어간다. 그렇게 전시장에 있는 작품들은 두 작가가 관조한 삶을 담아낸 어떤 종류의 정물화는 아닐까 짐작해본다. 자명하게도 우리의 삶은 고요하지 않다. 늘 바쁘고 시끄럽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내가 책상 위에 올려놓을 물건들과 버릴 물건들을 고심하여 고르는 것처럼 삶을 잠시 정지하고 숨을 고르는 시간은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이는 일상을 성찰하고 삶의 정물화를 그리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두 작가의 작품에는 그러한 시간들이 조용히, 그리고 단단하게 쌓여 있다.

주최 : 캔 파운데이션

(출처 = 캔파운데이션)

전시장 정보

오래된 집

등록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18길 14
공간 운영
10:00 – 18:00
정기 휴관
일요일
전시장 문의
02-766-7660

전시별 관람 시간·장소는 상단 관람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