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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베타클럽

정효정 : PURE BOLD LIFE

종료

전시 기간 2023.04.10 – 2023.05.07

기획전
정효정 : PURE BOLD LIFE 포스터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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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시간
11:00 - 22:00
휴관일
연중무휴
관람료
정보 확인 필요
주소
경기 군포시 산본로323번길 20-25 · 4층 베타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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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 PURE BOLD LIFE> 지난 2월 5일 일요일, 동료 작가들과 프로젝트 작업을 위해 경북 영주, 무섬 마을에 갔어요.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 일행은 예약해둔 고택에 짐을 풀어 두고 마을 앞 강가로 나갔어요. 마침 정월 대보름날이라 ‘달집 태우기’ 행사로 마을은 이미 축제 분위기로 들썩거렸거든요. 아마 코로나로 몇 해 만에 열린 공식 행사라 분위기가 더 달아올랐던 것 같아요.

강가에 크게 달집이 만들어져 있었고 주변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였어요. 달 집 태우기는 달 집을 둘러싼 지퓨라기 새끼줄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엮어 달집 전체를 태우는 행사인데, 우리도 각자 소망하는 것을 적어 매달았어요.

날이 어두워지자 곧 달집태우기가 시작되었는데요. 성인 남자 키의 대여섯 배가 되는 높이의 달 집에 불이 붙자 순식간에 화르르 불길이 올랐어요. 우와.. 이전에도 달집태우기를 한번 본 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큰 불길을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어요. 날이 좋았고 달집 기둥을 잘 만들어서였는지, 불길은 마치 흥이 돋은 춤꾼이 무대를 장악하듯 타올랐어요.

옆에서 농악대가 달집 둘레를 돌며 흥을 더 돋우기도 했지만 제 귀에는 타닥타닥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어요. 불은 마치 얇은 종잇장처럼 가볍게 휘어도 지고 나비 날개처럼 날리기도 하면서 자유롭게 위로, 옆으로 움직였어요. 움직임은 불규칙한데 나름의 리듬이 있었고, 한순간도 눈길을 뗄 수 없도록 불은 우리를 장악했어요. 바로 내 눈앞에 지금 이렇게 뜨겁게 춤추고 있지만 곧 사라져 버리는 불의 존재는 마치 존재하지만 확인할 수 없어 믿지 못하는 영혼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세상에는 이런 게 얼마나 많을까요? 분명 존재하는데 증명할 수 없어 없다고 믿는 것들…우리 마음에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 그런 것들이 아닐까요?

우리 일행은 서로의 위치에서 제각각 그 불춤을 보고 감탄했어요. 마치 용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도 했고 농악대 소리에 불길이 더 격앙되는 것도 같다고 하면서… 꽤 한참을 큰 달집의 꼭대기까지 타오르는 걸 보았는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깨끗하게 태우자, 아니 전부 태워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든, 사랑이든 환경이나 주변의 시선 신경 쓰다가 언제나 다 소진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남겨두는 일 없이 ‘이제는 다 태워야 한다’ 고 저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았어요. 어쩌면 제가 스스로 하는 말일지도 모르죠. 그리고 그 눈치는 사실 저 자신이 스스로 주는 거였는지도 모르고요.

뭘 그렇게 자신의 눈치를 보고 살았는지… 원하는 일을 하려고 하면 ‘안돼’, 너 나이가 몇인데 그걸 지금 하려고 해? 가족들이, 주변에서 뭐라고 하겠어?.. 성숙하게 생각해야지.. 타이르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좋아하는 내색을 한껏 하면, ‘안돼’ 네가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이면 곧 약자가 될지도 몰라” 하고 또 나를 타일렀어요. 그러다보니 싫은 일을 하고 살진 않지만 정말 하고 싶던 일은 시작도 못 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충분히 내 마음을 다 드러내 표현하지도 못 하고.. 시간은 가버렸네요. 감정은 어차피 솟았다가 곧 사라져버리는 건데, 그때그때 표현하지 않으면 없어져 쓰지도 못할 건데 왜 그랬을까요? 애매하게 태우다 말면 타다 남은 찌꺼기만 마음 여기저기 남는 거 같아요. 다 소진하면 미련도 아쉬움도 없이 말끔하고 개운한 빈 공간이 생길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제 다 소진하기로 했어요. 작업에 대한 애정도 소중한 인연들에 마음을 보이는 것도 내 눈치 보지 않고 심플하고 단정하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기로 했어요.

이번 전시는 삶에 대한 저의 새로운 다짐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열정과 애정을 다 태워 말끔하게 소진하는 삶, 대범해야 순수할 수 있고, 순수해야 대범할 수 있는 그런 삶이요. 얼굴이 뜨거웠지만 멀리 가고 싶지 않았어요. 나는 한참은 더 그렇게 있을 수 있었고, 있고 싶었어요. 그리고 불이 전하는 메시지를 들었어요. 내 심장은 너를 향해 뛰고 있다. 나는 너의 인생이다. 이렇게.

(제공 = 베타클럽)

전시장 정보

베타클럽

등록 주소
경기 군포시 산본로323번길 20-25 · 4층
공간 운영
11:00 – 22:00
정기 휴관
연중무휴
전시장 문의
070-7799-6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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