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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베타클럽

권상, 소화 : A Borrowed Life

종료

전시 기간 2023.05.08 – 2023.06.04

기획전
권상, 소화 : A Borrowed Life 포스터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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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시간
11:00 - 22:00
휴관일
연중무휴
관람료
정보 확인 필요
주소
경기 군포시 산본로323번길 20-25 ·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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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A Borrowed Life]

"우리 그거 엄청 필요하거든요?"

눈과 코만 내놓은 복면을 쓴 소화가 말했다. 카운터 건너편에 서 있던 직원은 숫자가 쓰여있는 동그란 금고로 걸어가서 조심스레 물건을 꺼냈다. 소화 옆에 서있던 권상 역시 복면 아래에서 말했다.

"꺼낸 건 여기 자루에 담아주시고." 직원은 자루에 그것을 조심스레 담았다.

이후, 방에서 나온 둘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윤찬과 만났다. 청소부로 변장하고 있는 윤찬이 건조하게 말했다.

"야 뒤에 누가 따라오는지 내가 보고 갈게. 혹시 모르니까 내가 가지고 있던 것도 담아 가라."

복면을 쓴 둘은 건물을 나와 차로 뛰어갔다. 운전석에는 이미 지웅이 타 있었고 차는 뒷좌석으로 쏟아져 들어온 둘을 태우고 출발했다.

"이번에 가져온 건 우리가 빌린 거 갚는데 쓸게." 권상이 지웅에게 말했다.

"그래 다들 안 빌리고 살 수 없으니까... 부모님?"

"응, 알게 모르게 많이 빌린 것 같아. 나도 그렇고, 소화도 그렇고."

차는 고속도로를 받치고 있는 다리 밑에서 멈췄다. 합류 구간을 따라 다리 위 거대한 고속도로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폭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몇 차선인지 셀 수도 없었고 모두 일방통행이었다. 황량한 벌판을 가로질러 하염없이 흐르는 도로는 오르막인 것 같기도, 내리막인 것 같기도 했다. 밤이나 낮이나 사람들과 그들의 물건을 실은 차들로 꽉 차있었다.

"권상아 여기서 다른 차로 갈아타고 큰 도로에 합류해서 쭉 따라가면 돼. 주소는 알고 있지?" 지웅이 말했다.

"고맙다. 따라올 거지?"

"나는 여기서 윤찬이랑 만나서 다른 곳으로 합류해서 갈게. 어차피 방향은 같으니까. 결국엔 만나겠지. 근데 일단 내 것도 가져가라." 지웅 역시 그것을 자루에 담았다.

권상과 소화는 자루를 꺼내 차를 바꿔타고 큰 도로로 합류했다. 다른 차들도 각각 크고 작은 자루들을 싣고 가고 있었다. 거머리처럼 도로 양옆에 붙은 셀 수 없는 나들목은 한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조수석에서 창문 밖을 보던 소화가 얘기했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어떻게 돌아오지? 복잡해서 혈관 같아."

"그래?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게 파도 같은데. 우린 놓치지 말고 다음 출구에서 나가야 해."

도착한 목적지 문에 달려있는 초인종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슬쩍 밀어보니 문이 열렸다. 집엔 아무도 없었다. 이리저리 가구들을 옮긴 흔적이 있었고 서랍들은 숙취가 있는지 내용물을 바닥에 전부 토해낸 상태였다. 도둑이 든 걸까. 권상은 핸드폰을 뒤져서 이름을 눌렀다. 스피커로 연결했다.

"아버지 드릴 게 있어서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네요. 그리고 도둑이 들었나 봐요. 집안 꼴이 엉망인데요."

“너희 엄마하고 나는 지금 그 집을 떠나왔어. 우리도 고속도로다. 집은 나중에 돌아가면 볼게. 우리한테 줄 게 있다고? 그건 집 안에 놓고 가도 된다.”

권상은 소화를 보며 말했다. "그렇다는데."

소화는 여기까지 들고 오며 이리저리 섞인 자루를 열어 속을 보고 있었다. 이내 소화는 눈을 올려 멀리 보이는 거대한 고속도로를 눈으로 훑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이건 직접 드려야 할 것 같아. 전부 다 섞여버린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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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은 점이고 시간은 선입니다.

우린 수많은 순간들을 찍었습니다. 혼자 또는 친구, 가족, 지인들과 함께. 그리고 시간은 점과 점 사이를 이어 선을 만듭니다.

각자의 선은 평행하기도, 교차하기도 하고 낯선 도형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우린 서로를 다양한 각도와 형태로 연결합니다. 선들은 아름답게 포개지기도 하지만 불완전한 우리는 이내 서로 교차하고 충돌합니다.

작가들은 본 전시를 통해 그들이 찍은 순간들과 시간을 따라 그린 선, 나아가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낸 괴상하지만 독특한 모양의 작품 속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그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시간과 관계 속에서 낯설지만 특별한 모양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불완전한 나의 선을 이어주는 다른 선들. 나와 관련한 사람들과 함께 그린 특별한 모양을 담아내고자 한 작가들의 마음이 관람객들께 전달되길 베타클럽은 진심으로 바랍니다.

[Credit]

글 : 세스타코바 그림 : 권상 사진 : 소화 포스터 : 권상 음악 : 라네

(제공 = 베타클럽)

전시장 정보

베타클럽

공간 운영
11:00 – 22:00
정기 휴관
연중무휴
전시장 문의
070-7799-6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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