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박미례 개인전 ≪해산첩(海山帖)≫ 전시 포스터](/_next/image?url=https%3A%2F%2Fmedia.art-map.co.kr%2Fart-map%2Fpublic%2Fupload%2F2026%2F10%2Fexhibition%2Fe651578dd7d7bcf0081ddeb714c2ddcd.png&w=3840&q=75)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박미례 개인전 ≪해산첩(海山帖)≫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전시 기간 2026.10.02 — 11.29 · 경기도 파주시
전시장 베타클럽
전시 기간 2023.10.09 – 2023.11.05
회화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2023년 10월 9일
오늘은 무작정 바다를 향해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갑갑한 마음에 휴식을 주고 싶었던 걸까, 단순히 바다가 그리워서였을까? 답을 할 수 없었다. 요즘 부쩍 세상에 온전히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든다. 홀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중압감을 느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버스에 올라타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나같이 무표정인 사람들… 어떤 목적을 갖고 이 버스에 올라탔을까? 이들 역시 나와 같이 하루하루 고통을 이겨내며 나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겠지. 버스는 직선의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다 이내 굽이굽이 거친 비포장도로를 달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밀려오는 습한 공기를 입속에 머금어 보았다. 바다의 비릿한 내음이 폐부에 깊숙이 박히는 기분이 들었다. 하나 가득 짊어진 짐들을 내려놓고 해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해변에 서서 발을 바다에 담가보았다. 파도가 찢겨 나가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바다가 나에게 뭐라 속삭이며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하고, 차가운 바닷물에 나 자신이 지워져 이내 파도에 휩쓸려갈 것 만 같기도 했다. 금방이라도 날카로운 파도에 베어지고 조각조각 깨어져 물결에 올라타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이대로 사라져 버리고 싶은 충동에 저 멀리 수평선을 향해 걸어가 바다 깊숙이 들어가 버리고만 싶었다. 수평선 너머에는 나를 구원해 줄 어딘가가 있지 않을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의 볕이 기분 좋게 얼굴을 어루만져 주었다. 태양이 그 자취를 감추면 이내 바다도 차오르겠지. 온 세상의 어둠이 빛으로 덮여 화창한 지금, 저 멀리 수평선을 향해 달려가는 바다의 순환이 내 발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며 거품을 일으켰다.
2023년 11월 5일
여행의 끝은 항상 출발한 지점에서 영위했던 일상으로 돌아가며 막을 내린다. 시작과 끝이 항상 같은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여행도 그렇고, 내 삶도 역시 큰 원을 그리며 뱅글뱅글 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결국 모든 삶은 순환이고 자연의 모습을 닮아 있는 것 아닌가?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선선한 바람이 코를 스쳐갔다. 알 수 없는 이 여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짠맛에 미간을 찌푸렸던 나였는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기분 좋게 느껴졌다. 사실 그동안 나는 나의 삶이 너무나 거칠고 아프게만 느껴졌다. 방향을 잃어버린 총체적인 상실감에 허우적거렸다.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야 함을 인지하는 이 시점에도 두려움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내 삶의 답은 내 안에 있음을 느낀다. 작은 불씨처럼 일렁이며 타오르는 구원의 씨앗이 위태롭게 발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 삶의 구원자는 나 자신이다. 우리가 자연에 귀를 기울인다면 새로운 것을 채우고 받아들이며 유연하게 변화를 맞이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자연의 모든 생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되살아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그 힘은 결코 퇴색되지 않는다. 나는 우리 안에도 자연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아나갈 수 있는 의지를 자연에게서 배울 것이다. 생명이 깃든 모든 것은 각자의 삶을 만들어가고 그 자체가 아름답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날카로운 파도에 베어 피를 흘릴지라도 존재의 구원은 그가 존재함으로써 온전히 완성된다.
“스스로를 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라 모양이 뾰족해요.”
[Credit] 그림: 아윤아 글: 403MAG 포스터: 권상 장소: 베타클럽
At dawn · oil on canvas · 130.3 x 162.2cm · 2020 · 아윤아
Birth of shell · oil on canvas · 72.7 x 116.8cm · 2022 · 아윤아
Endless · oil on canvas · 90.0 x 90.0cm · 2021 · 아윤아
Overturned world · oil on canvas · 130.3 x 97.0cm · 2023 · 아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