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루미늄 오이: 정연두》
경남도립미술관
전시 기간 2026.07.29 — 11.01 · 경상남도 창원시
전시장 프로젝트아이
전시 기간 2025.10.23 – 2025.11.22

종료된 전시입니다. 아래 관람 정보는 전시 당시 기준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Dog days 최승준 개인전
1 꼬맹이들이 나한테 묻는다, 어릴 적 꿈이 무엇이었냐고. 난 “두더지”라고 했다. 꿈은 비현실적인 거니까. “그런 거 말고 다시요” 하길래, “선생님은 꿈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나는 꿈이 화가였고 이제는 포기하기 뭐 한 나이 마흔이 되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두더지나 화가나 비현실적이기는 매한가지 같아서 허공에 코를 풀었다.
2 이미지는 실체를 곧이 드러내거나 은폐하더라도 그 자체로 현실이 된다. 본 적은 없지만 있다고 믿는 것, 그렇게 해야만 말이 되는 것, 반 푼짜리 애정은 역설적이게도 그 틈을 통해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오히려 너무 꼼꼼하고 견고하면 그것은 현실에서 멀어진다. 가닿을 수 없는 풍경은 관조의 대상이다. 그것을 담은 내 눈은 이미지를 부풀리고, 캔버스 밖으로 밀어내고 은폐하면서 현실의 일부가 된다. 나는 내가 만든 까마귀처럼 의기양양한 사기꾼이 된 기분이다.
3 감각을 훈련하는 것 ㅡ날렵한 뭉개진 선, 채우다 만 색면, 잘 자리 잡은 겉도는 색, 세심히 드러난 밑칠, 구분 없는 경계, 고집스러운 타협, 날아갈 듯한 견고함, 의도한 우연, 약간의 열등감ㅡ 이것들이 적절히 제자리를 찾으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그림이 나온다. 감각은 재현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야구와 같이 반복된 훈련은 타율을 높여준다. 나에게 이번 여름은 그 훈련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좀 제대로 해보려고 하면 지쳐 나가떨어지고, 마감에 쫓기듯 그리며 소중한 사람과도 이 계절을 만끽할 수 없었던 도그 데이즈 같은 도그 데이즈였다.
*출처:프로젝트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