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관 15주년 기념 소장품 특별전 《고야의 판화: 나는 그것을 보았다.》
대구미술관
전시 기간 2026.09.15 — 2027.02.14 · 대구 수성구
전시장 보이드 갤러리
전시 기간 2021.03.01 – 202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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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새 창)노자(老子)는 3,000년 전에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했다. ‘하늘과 땅은 만물을 길러냄에 있어서(어떤 존재에) 특별히 어진 마음을 베 풀지 않는다’는 뜻으로, 인간이 자연과 평등하게 어울려 살라는 가르침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특권이라도 부여 받은 양, 겁 없이 물을 더럽히고 바람을 더럽히고 땅을 더럽혀 왔다. 인간은 식물 없이 살 수 없다. 녹색식물의 광합성작용을 통해 방출된 산소는 모든 동물의 생존에 불가결 하고, 합성된 탄수화물은 생명의 원천인 에너지를 준다. 통증을 덜어주고, 질병을 치유하는 효능은 흔히 말하는 약용식물에만 한정되지도 않는다. 이처럼 식물은 인간에게 생명의 근원인 동시에 눈을 즐겁게 하는 볼거리가 되고, 숲 체험의 효능에서 잇따라 확인되듯, 함께 하는 것만으로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과 평화, 행복을 준다. 아울러 식물은 우리에게 자연의 이치와 삶의 지혜를 일러주기도 한다. 끊임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때가 되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자손을 퍼뜨린다. 추운 겨울에는 미리 잎을 떨구고 알몸으로, 또는 땅속 뿌리나 줄기로 추위에 견딘다. 이런 자연과 교감하며 그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야말로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정유선 작가가 가꾸며 돌보는 정원의 수많은 식물들은 제각기 부여 받은 본성에 맞추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후, 시듦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숙성의 시기를 거쳐 다음 개화의 시기를 기약한다. 가지각색의 형상과 각기 다른 생장 속도를 지닌 식물들은 다른 꽃들과 화려한 모습을 경쟁하지도, 시들어 감에 대해서도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단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생태적 속성과 성장 속도에 맞추어 고요히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방법대로 생(生)을 이어 나갈 뿐이다. 이러한 식물의 끊임없는 변화와 순환의 형상들은 무한한 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갖게 한다. 다름 아닌 나는 누구인가… 온전히 나의 본성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다른 누군가가 정해 놓은 시비(是非)의 잣대를 자신에게 잔인하게 적용시키고 있지는 않는가…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행위로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비관하고 있지는 않은가… 고요하게 피고 지는 정원의 꽃들은 본인의 정체성, 삶에 기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그에 대한 나름의 해답과 함께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가치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용기를 더해준다. 식물과 사람 사이에는 공통의 언어가 존재하지 않지만, 타인과 비교하며 흔들리지 말고, 굳건하게 본인의 삶의 속도와 방향을 따라 걸어가라고 이야기를 건넨다.
(출처=보이드갤러리 블로그)
순간들 · 종이에 박, 석채 · 153 x 280 cm · 2021
이런 순간 그리고 그런 순간 · 종이에 박, 석채 · 각 변 25 cm ·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