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관 15주년 기념 소장품 특별전 《고야의 판화: 나는 그것을 보았다.》
대구미술관
전시 기간 2026.09.15 — 2027.02.14 · 대구 수성구
전시장 예술공간공동선
전시 기간 2023.07.19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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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한 생명체나 문명 따위를 박제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유년기 과학실에서 포르말린 병 속에 담긴 각종 동물 표본을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 이었다. 작게는 곤충부터 큰 포유류까지 다양한 표본이 과학실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었다. 그런 표본들을 바라보면 묘한 측은지심이 들었다. 인간은 고고학적 자료, 역사적 유물 까지 수집 및 보존한다. 심지어 인간이 파괴하고 멸망시킨 문명 또는 멸종시킨 생물까지 진열 한다. 이러한 인간의 습성은 고대 문명부터 현재 까지 늘 인간의 문명을 따라오며 존재했다.
인간은 발전하기도, 스스로를 갉아먹기도 한다.
인간은 유연한 언어와 압도적으로 우월한 지능을 통해 지구 생태계의 정점에 오르게 됐다. 정점에 선 인간은 기술을 발전 시키고 현대 문명을 이룩했다. 하지만 이전보다 지구는 뜨거워졌고 우리의 터전은 오염되고 병들었다. 끝난 줄 알았던 냉전은 새로운 모습으로 답습 되어 불안감이 가속되고 있다. 또한 인간은 자신보다 뛰어난 창조물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그 창조물 에게 인간의 육체적 분야부터 인지적 분야 까지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스스로 정점에서 내려오려는 셈이다. 나는 인간 다음의 자연 선택의 승리자가 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멸종한 인간의 흔적을 박제하는 것에 대해 구상했다.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의 존속 또한 그러할 것이다.
우리가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는 진리인 인본주의는 인간 사회에 자리 잡은 지 불과 몇 백 년 밖에 되지 않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여러 나라에 노예 제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왕이 나라를 통치하는 군주제도 그리고 태어난 대로 신분이 갈리는 불공평한 신분제도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그 당시에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진리였다. 즉 세상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결국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우리의 존속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출처 = 예술공간 공동선)